복강내침술은 1995년부터 건강보험 행위 급여 항목으로 포함된 복강 내에 침을 자입하는 한방 침술 행위이다1). 현재 적응 경혈은 상완(CV13), 중완(CV12), 하완(CV10), 기해(CV06), 관원(CV04), 중극(CV03), 천추(ST25)와 대횡혈(SP15)로 행위 정의 상으로는 적응 경혈의 피하, 근육 내 자침하는 경우에는 인정받을 수 없다.
침은 최근 연구에서 심각한 부작용 발생이 없다고 보고되기도 하였으나2), 드물지만 사망에 이르는 등 치명적인 손상에 대한 보고도 있다3). 이에 따라 안전한 자침 깊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연구마다 대상, 방법 및 안전한 자침 깊이에 대한 정의가 달라 임상에서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4). 일반적으로 안전한 자침 깊이에 대한 연구는 문헌 및 인체의 구조를 분석하여 이루어지고 있다5,6). 복부 경혈 자침의 경우 일반적인 주의사항으로 장기 천공을 언급하고 있으나7), 중국의 경우 구침 중 하나인 장침에서 발전시킨 망침을 복부 경혈 자침에도 사용하며 깊은 자입의 경우 장기 천공 가능성이 높음에도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없었다고 발표해왔다7-10).
따라서 본 리뷰에서는 복강내침술과 관련된 혈위의 자입 깊이와 관련하여 고전문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및 자침 깊이 안전성에 대한 연구들을 먼저 살펴보고, 이후 복부 망침 치료 적용에 대한 연구와 부작용 관련 보고들을 종합하여 복강내침술의 임상 적용 및 연구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문헌에 근거한 자침 깊이 연구를 참고하여 고전에서 침구갑을경11), 침구대성12)과 중국 문헌으로 중국침구혈위통감13), 국내 문헌으로 동의보감14), 경혈학 교과서15)와 침구의학 교과서 경락수혈편16)을 근거 문헌으로 선정하였다6). 문헌별 자침 깊이를 살펴보았을 때, 혈위와 문헌에 따라 자침 깊이가 다양했다(Table 1). 침구대성에서는 모두 5∼8푼 범위로 기록되어 있으나 침구갑을경에서 관원, 중극은 2촌으로 깊었으며 중국침구혈위통감에는 상완혈의 자입 깊이가 3촌 5푼으로 기재된 문헌도 인용되었다. 경혈학 및 침구의학 교과서에는 관련 혈위의 직자시 자입 깊이가 모두 5푼∼1촌으로 기재되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시 제2005-61호에서 상완, 중완, 하완혈을 적응 경혈로 하며 간허증, 협통, 양황증, 두통, 졸중풍, 흉통, 부종, 심실증, 비만, 복통, 위완통, 곽란, 장옹, 전광을 적응증으로 하였으나 고시 제2009-214호에서 적응 상병명이 삭제되고 기해, 관원, 중극, 천추와 대횡혈이 추가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보고서 중 복강내침술 방법이 포함된 내용을 살펴보면, 2011년 “한의의료행위분류 행위정의 개발 및 관리 체계 구축 연구”에서 복강 내에 위치한 혈위에 호침 등의 침을 이용하여 자입하며, 복강 내에 내장과 상응하는 부위가 많아 지나치게 깊이 자침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특히 간장종대, 비장종대 등 환자에게 주의가 필요하다고 기술하였다17). 2013년 “국제분류 호환을 위한 한국형 의료행위분류 및 상대가치개발 연구(한방)”에서는 방법에서 ‘전후 체간 길이의 1/2∼2/3 자침한다’는 자입 깊이 관련 내용이 추가되고, 재료가 장침으로 변경되었다18). 2017년 “한국표준 한의과 의료행위 분류체계 개선 연구”에서는 2013년 보고서와 복강내침술 실시방법에 대한 기술 내용은 동일하나 재료가 다시 호침으로 변경되었다19).
2013년 발표된 침치료 깊이의 안전성과 임상적 효과에 대한 리뷰 논문에 복강내침술 관련 혈위에 대한 연구는 성인을 대상으로 MRI를 활용한 연구와 해부용 시신(cadavers)을 사용한 연구 2건이 포함되어 있었다4,20-22). 최근에는 해부용 시신에 초음파를 적용한 연구가 발표되었고23), 국내에서도 성인을 대상으로 초음파 및 CT를 활용하여 연구가 이루어졌다(Table 2)24-27).
가장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상완혈의 경우 침구갑을경과 침구대성에 자침 깊이가 8푼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시신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평균값이 11.74∼12.15 mm였으나 성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17.6∼24.66 mm로 더 깊었다. 연구 간 자침 깊이에 차이를 보였으나 동일 연구 내에서의 최솟값과 최댓값 사이의 편차가 더 컸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체중, 허리둘레 등 신체계측량에 따라 안전한 자침 깊이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고하였다24-27).
연구마다 대상 및 측정 방법이 다르고 특히 안전한 깊이에 대한 정의가 다양했는데 피부에서 복막까지를 안전한 깊이로 설정한 연구가 가장 많았다. 안전한 깊이는 대체로 자침 가능한 최대 깊이를 의미하였고, 안전한 치료 깊이를 복막까지의 70%와 복부 근육층 중간으로 별도로 설정한 연구도 있었다23,28).
복부 혈위의 장침 적용은 위하수 치험례 보고가 가장 많았고 시술방법은 거궐투자황수혈요법과 같은 투자법으로 복강내침술에 해당되지 않았으나8), 복부 혈위에 깊이 자입했을 때의 치료 효과와 부작용 발생률을 보고한 논문들도 있었다. 비궤양성 소화불량 환자를 대상으로 중완혈에 3∼5촌으로 장침을 깊이 자입한 침치료군과 돔페리돈 복용군을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치료효과가 높았고, 직접 위벽을 찌르고 신경기능을 자극하여 치료효과를 나타내며 장시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거나 삽입하지 않고 소화관을 찌르는 것은 심각한 부상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29). 변비 환자를 대상으로 천추혈에 복막을 뚫을 정도로 4.5 cm 혹은 7 cm 정도 깊이로 자침했을 때 경미한 동통 외에 부작용은 없었다고 하였으며, 천추 자침 깊이에 따라 증례들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불량한 반응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25).
환자의 복부에 장침을 자입한 상태로 CT 촬영을 하여 침의 위치를 확인하고 경과를 관찰한 연구들도 있었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대상으로 중완혈에 70∼140 mm (평균 108 mm) 깊이로 장침을 자입 후 CT 촬영을 시행한 결과 복부에서 하나 이상의 장기를 관통하였고, 장기별 침관통률은 각각 위체부 60.00%, 횡행결장 51.43%, 소장 45.71%, 췌장두부 40.00%, 좌측 신장정맥 20.00%, 좌측 간엽 20.00%, 비장정맥 8.53%와 십이지장이 8.57%였다30). 상장간막 동맥 및 정맥, 하대정맥, 총담관 및 복부 대동맥 등 중요한 기관은 침으로 찔리지 않았지만 매우 가까웠고, 침을 제거하고 3일간 경과 관찰한 결과, 복통, 토혈, 혈변 등 특별한 부작용 발생은 없었다. 서행성 변비 환자에게 천추혈에 70 mm 깊이로 자침하고 CT 촬영한 결과 좌측에서는 50%에서 회장과 하행결장에 도달하거나 관통했고 우측에서는 40%가 상행결장에 도달하거나 관통했으며, 2주간 경과관찰 결과 상기도감염으로 인한 발열 외에 신체검사 및 대변 잠혈검사에 이상이 없었다31).
의사와 침구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복부 자침에 의한 복막염이 보고된 바 있으나25), 복부 침술로 인한 장기 손상은 드문 증례로 발표되고 있다. 복부 침치료 후 복통이 지속되어 응급실 등을 내원하여 위를 관통하고 있던 바늘, 맹장 점막내 혈종, 급성 췌장염이 확인되었으며 모두 치료 후 양호한 경과를 보였으나 사망 사례에 대한 보고도 있었다3,32-34). 위를 관통하는 바늘과 관련된 증례에서 바늘을 제거하고 이틀간 항생제 경구투여 후에 복통이 호전되었으며, 경과관찰 및 3개월 후의 추적 내시경 검사에서 합병증 없이 점막 염증이 해소된 것이 확인되었다32). 맹장 점막내 혈종의 경우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던 환자에게 복부 자침술 시행 후 발생한 우측 하복부 통증에 대해 시험 개복술 시행 후 발견한 케이스로, 저자들은 자침술로 혈종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수술 전 정확한 진단으로 경과관찰을 했으면 맹장에만 국한되었던 혈종이 저절로 흡수되어 통증이 사라졌을 가능성을 언급하였다33). 심와부에 장침 시술을 받은 후 침에 의해 췌장이 직접 손상되어 췌장염이 발생한 증례는 세계적으로 드물지만 국내에서 2회 보고되었고, 두 경우 모두 마른 체구라는 공통점이 있었으며 내과적 지지요법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34). 사망 증례의 경우 침구사에 의해 복부에 1 cm 깊이로 침치료를 받던 중 환자가 복통 및 오심을 호소하고 구토 후 의식이 소실되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하였으며, 부검 결과 간 전면의 복벽에 가까운 해면혈관종에 침이 자입되면서 간손상 및 복강내 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3).
복강내침술은 복강내에 침을 자입하는 침시술 방법으로, 관련 혈위의 자침 깊이는 문헌에 3푼∼3.5촌의 범위로 기록되어 있고 심평원 보고서에서는 “전후 체간 길이의 1/2∼2/3”으로 기술된 바 있다. 복강내침술을 시술하기 위한 침의 자입 깊이는 한의사의 감각과 환자의 반응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데, 중국에서의 복막을 뚫는 것을 자입 깊이 기준으로 삼은 연구에서 환자와 의사가 모두 명확한 뚫는 느낌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25). 침구경험방 “침중완혈수법”에서는 방서에 8푼 깊이로 찌르라고 하였으나 사람마다 깊이가 다를 수 있으니 피부를 지나 빈 공간에 빠진 듯하다 내포에 이르면 갑자기 단단해지고 환자 역시 약간 움직이는데 이 때 침을 멈추고 10회 호흡을 기다렸다가 서서히 침을 빼는 방법을 기술하였으며, 관련 연구에서 저자들은 내포가 벽측복막을 시사한다고 하였다35).
다만 침으로 복막을 뚫는 것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 안전한 자입 깊이 관련 연구들에서는 장기손상의 우려에 근거하여 대체로 복막까지를 최대 자입 깊이로 정의하고 자침 깊이는 최대 자입 깊이의 70% 혹은 복부 근육층 중간으로 보수적으로 설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중완, 천추 등에 장침치료를 적용한 임상 연구들에서는 경미한 동통 외에 부작용이 없었고, 침이 복부의 여러 장기에 관통한 것을 CT로 확인하고 경과를 관찰했을 때도 이상반응이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위벽이나 복막을 직접 찌르는 것이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하기도 하였는데, 복부 혈위에서 침의 자입 깊이에 따른 효과를 비교한 임상 연구들에서 얕은 자침이나 일반 깊이 자침보다 망침을 사용한 깊은 자침의 치료효과가 가장 좋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기능성 변비와 뇌졸중 후 변비 환자를 대상으로 천추혈, 허혈성 뇌졸중 후 소화불량 환자를 대상으로 중완, 천추, 양문혈과 양성 전립선 비대증 환자를 대상으로 관원, 중극, 수도혈에 60∼70 mm 이상 깊은 자침을 시행했을 때 가장 효과가 우수 했으며, 모두 부작용은 없었다고 발표하였다36-40). 깊은 자침이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것은 복막을 관통하는 것이 장벽에 직접적인 자극을 일으켜 장연동 운동을 향상시킬 수 있고 많은 수의 통증 수용체를 감작시키기 때문이며, 얕은 자침의 효과가 일반적인 자침보다 좋았는데 이것 또한 통증 유발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38).
그러나 장침적용 임상 연구들에서 부작용 보고가 없었다고 해서 복막이나 장기를 침으로 찌르는 것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는데, 장침이 장기에 도달하여 염증이나 출혈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된 증례들이 발표된 바 있으며 대부분 예후가 양호했으나 환자 상태에 따라 사망 등 치명적이거나 비가역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전한 자입 깊이 관련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환자의 신체조건에 따라 복막까지의 거리 편차가 크기 때문에 복강내침술의 자입 깊이를 일률적으로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의사가 침이 복막을 뚫는 느낌으로 복강내침술을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경우에 따라 복막 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복강내 구조물까지 침이 자입될 가능성이 있다. 안전성만을 고려한다면 복강내침술보다 천자나 투자법을 활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으나 장침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효과를 높이면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초음파의 경우 환자에게 위해성이 거의 없는 검사이면서 국내에서 복부 자침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재현성, 신뢰도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초음파를 활용하여 침시술 전 환자상태 확인 및 자침 깊이를 결정하여 안전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24,41). 다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측정자의 숙련도가 필요하므로 복강내침술 준비에 초음파 활용을 위한 교육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로 고전에서의 자침 깊이를 조사하였을 때 모두 푼, 촌 단위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현대 연구에서는 mm 단위로 측정되어 직접적인 수치 비교를 수행하지 못하였다. 시대마다 도량척도 환산 값에 차이가 있고42), 동신촌법의 경우도 체형 및 신체 부위마다 달라질 수 있으나 복부 혈위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찾을 수 없었다43). 또한 복강내침술 혈위의 자침 깊이에 대한 연구들간의 정의, 대상 등 편차가 크고 혈위 별 데이터가 많지 않아 통계분석을 수행하지 못하여 자침 깊이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향후 복강내침술의 치료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근거 토대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제도적으로 수가 등의 적용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여 임상에서의 복강내침술의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복강내침술과 관련된 혈위의 자입 깊이와 관련하여 문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및 자침 깊이 안전성에 대한 연구, 복부 장침 치료 적용에 대한 연구와 부작용 관련 주요 연구 및 보고를 살펴보았다. 복강내침술 관련 혈위의 자입 깊이는 혈위 및 문헌별로 차이를 보여 3푼∼3.5촌의 범위로 기록되어 있다. 안전성 관련 연구에서 안전한 깊이의 정의가 연구마다 차이를 보이나 대체로 복막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깊이는 환자의 연령, 성별, 체형 및 체중별로 달라진다. 중국에서 시행된 임상연구들에서 복부장침의 치료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복부장침치료 후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증례보고들이 있었다. 따라서 안전성 연구에 활용된 초음파를 임상에서 활용하여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one.
This work was supported by a 2-Year Research Grant of Pusan National University.
The authors can provide upon reasonable request.
저자는 아무런 이해 상충이 없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