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시는 양쪽 눈이 동시에 전방을 바르게 볼 수 없는 질병으로, 단안으로 특정 사물을 직시할 때 반대편 눈이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말한다. 사시는 방향에 따라, 내, 외, 상, 하 사시 등으로 구별하며, 신경 마비 여부에 따라 비마비성 사시와 마비성 사시로 분류한다1). 외안근을 통해 안구운동을 조절하는 3, 4, 6번 뇌신경의 후천성 마비는 혈관성 질환, 뇌동맥류, 종양, 외상, 염증과 같이 여러 원인이 있다2).
한의학에서는 사시를 목편시(目偏視)라고 하며, 일체 안구가 편사된 특징의 질환을 말한다3). 소아통정(小兒通睛), 쌍목통정(雙目通睛), 풍견편시(風牽偏視), 신주장반(神珠將反), 동신반배(瞳神反背) 등으로 사시를 분류하며, 소아통정, 쌍목통정은 비마비성 사시, 풍견편시, 신주장반, 동신반배는 마비성 사시와 증상이 유사하다4).
사시의 서양의학적 치료 방법으로는 보튤리늄 독소 주사요법5), 약물요법, 가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 뜸의 치료와 함께 외안근 전침 요법으로 마비성 사시를 치료한 증례6)가 있다.
두침요법은 서양의학의 대뇌피질구의 기능과 연관시켜 두피에 침치료를 시행하는 방법이다1). 국내 두침 임상 연구로는 뇌졸중 후 중추성 통증7), 외측 연수경색으로 인한 가쪽쏠림보행8) 등에 두침치료를 시행한 보고가 있으나, 사시에 대한 두침치료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이에 저자는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에 27일간 입원한 우측 외사시 환자에 대하여 두침치료 및 복합한의치료를 시행하여 유의미한 안구 배열의 개선 및 임상증상의 호전을 보여서 보고하고자 한다.
2022년 02월 16일부터 2022년 03월 14일까지 우측 외사시 및 현훈으로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는 후향적 증례보고로서, 대구한의대학교한방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의면제를 승인받아 진행하였다(심의번호: DHUMC-D-22028-ETC-01). 또한, 치료 당시 촬영 자료 제공에 관한 동의를 구두로 받아 진행하였다.
1) 연령/성별: 76/M
2) 주소증: 우측 외사시, 현훈, 복시
3) 발병일: 2022.01.25
4) 치료기간: 2022.02.16∼2022.03.14. (27일간 입원 치료)
5) 현병력: 상기 환자는 2022년 1월 25일경 자택에서 시야가 흐려지면서 우측 외사시, 현훈 및 복시가 발생하여 2022년 1월 25일 초진의료기관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하여 뇌경색으로 진단받은 후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더뎌 적극적인 한방치료를 위해 입원하였다.
6) 과거력
(1) 당뇨: 2022년 1월 진단 후 복약 중
(2) 좌측 2족지 골절: 2020년 진단
(3) 기흉: 1992년 진단 후 증상 호전
(4) 부정맥: 2021년 11월 진단받아 복약 중 자가 중단
1) Numerical rating scale (NRS)9): 현훈 정도는 NRS로 평가하였다. 매일 동일한 시간에 환자가 현훈의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것을 기록하였다. 이번 증례에서는 치료의 경과관찰을 용이하게 하고자 입원시의 현훈의 정도를 10으로 정하여 경과 관찰하였다.
2) Scott and Kraft Score (SK score)5): 안구 외전 장애의 정도를 0 (정상), −1 (정상의 75%), −2 (정상의 50%), −3 (정상의 25%), −4 (중간선을 넘지 못함)로 평가하여 입원일부터 매일 동일한 시간에 측정하였다.
3) Change of symptom and progress of diplopia: 복시에 대한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severe+++, moderate++, mild+, trace±, elimination– 총 5단계로 나누어 입원일로부터 3일 간격으로 문진을 통해 평가하였다.
1) 초씨두침치료: 두침치료는 0.25×40 mm의 일회용 stainless steel 멸균침(동방메디컬, 충남, 한국)을 사용하였다. 좌측 훈청구(이첨 직상 1.5 cm 되는 곳에서 전후로 각 2 cm 부위를 그은 수평선), 좌측 시구(바깥뒤통수융기의 옆으로 1 cm 평행 상향하여 정중선과 평행이 되는 4 cm 길이의 직선), 좌측 평형구(바깥뒤통수융기의 옆으로 3.5 cm 평행 하향하여 정중선과 평행이 되는 4 cm 길이의 직선)에 시술하였으며(Fig. 1), 1분간 염전 후 10분간 유침을 2회 반복하였다. 피하를 따라 진침하였다. 매일 1회 시술하였다.
2) 체침치료: 체침치료는 0.20×30 mm의 일회용 stainless steel 멸균침(동방메디컬, 보령, 한국)을 사용하였다. 양측 내관(PC6), 외관(TE5), 태충(LR3), 족삼리(ST36) 및 백회(GV20)를 주로 사용하였으며, 자침 깊이는 대략 1∼2 cm로 하였다. 유침시간은 20분으로 매일 1회 치료하였다. 또한 자침혈 주위에 전자뜸을 병행하였다.
3) 한약치료: 2022년 02월 21일부터 2022년 03월 01일까지 胃虛下陷, 作痞不消하는 것과 氣虛, 自汗, 困倦無力에 사용하는 가미보익탕가감방10) (1첩당 사삼, 숙지황(구증) 각 8 g, 황기, 백출(초) 각 6 g, 당귀미, 천궁(거유), 백작약(주초), 백복령, 육계, 감초(구), 산사육, 신곡(초) 각 4 g, 생강 3 g, 대조 2 g) 및 2022년 03월 02일부터 2022년 03월 14일까지 내장 및 복시에 사용하는 보간탕가감11) (1첩당 산사육 ,창출, 신곡(초) 각 4g, 길경, 감초(구), 당귀, 시호, 박하, 천궁(거유), 지골피, 밀몽화, 강활, 천마, 고본, 석고, 목적, 연교, 세신, 방풍, 형개 각 2 g, 백지, 치자 각 1 g)을 2첩 3포로 탕전하여 1포당 120 ml의 용량으로 1일 3회 식후 2시간 후에 복용하도록 처방하였다.
증상 발생 후 3주차에 입원하였다. 입원 당시 현훈은 일과중에 간헐적으로 5회이상 발생하는 상태였고, 현훈에 대한 NRS는 10점으로 평가되었고(Fig. 2), 우안 외사시는 SK score 상 −4점으로 평가되었다(Fig. 3, 4). 환자가 호소하는 복시의 정도는 하루에 5회 이상 발생하며 10초 이상 지속되어 심하다고 진술하였다(Table 1).
현훈의 강도가 점진적으로 호전되어 갔으나 발생하는 횟수가 하루에 5회 이상으로, 현훈으로 인해 난간을 잡고 완서 보행하는 양상은 지속되었다. 현훈에 대한 NRS는 2월 21일에 3점으로 호전되었고(Fig. 2), 우안 외사시는 SK score 상 2월 22일부터 −3점으로 호전되었다(Fig. 4). 복시의 정도는 5회 이상으로 발생 빈도는 동일하나 지속 시간은 10초 이내로 감소하여 02월 22일부터는 보통 정도로 평가되었다(Table 1).
현훈으로 난간을 잡고 보행하는 빈도가 감소하였으며, 현훈 발생 횟수는 하루에 3∼4회 정도로 감소하였다. 현훈에 대한 NRS는 3점으로 지속되었으나(Fig. 2), 우안 외사시는 SK score 상 −3∼−2로 호전되었다(Fig. 4). 또한 환자가 호소하는 복시의 정도는 보통 정도로 평가되었다(Table 1).
현훈이 점진적으로 호전되어 발생 빈도가 1∼2회 정도로 감소하였고, 난간을 잡지 않고도 보행이 가능해졌다. 현훈에 대한 NRS는 3월 6일에 2.5, 3월 7일에 1.5로 감소하였다(Fig. 2). 우안 외사시는 SK score 상 3월 5일부터 −1로 호전되었고(Fig. 4), 환자가 호소하는 복시의 정도는 3월 6일부터 경도로 호전되었으며, 발생 빈도는 1일 1∼2회, 지속 시간은 3∼4초로 호전되었다고 진술하였다(Table 1).
현훈이 지속적으로 호전되어 하루에 1회 5초 이내로 발생하는 정도로 호전되어 원활하게 보행할 수 있다 진술하였다. 현훈에 대한 NRS는 1.5로 유지되었고(Fig. 2), 우안 외사시는 SK score 상 −1∼0으로 호전되었다(Fig. 4). 환자가 복시의 정도는 호전이라고 표현하였으며(Table 1), 퇴원 전 3일부터 퇴원 때까지 현훈 및 복시 증상이 소실되어, 보행 시 보조 없이 독자 보행이 가능한 상태로 퇴원하였다.
사시는 시축의 잘못된 정렬이고, 그 중에서 수평축의 사시가 가장 흔하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을 향하고 있으면 내사시, 한쪽 눈이 바깥쪽으로 치우친 경우를 외사시라고 한다. 눈의 협응 운동을 담당하는 6개의 외안근은 3개의 뇌신경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뇌신경 마비가 발생할 경우 해당 근육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12).
성인 사시의 유병률은 대략 4% 정도이다. 이 중에서 약 절반은 유아기 또는 소아기에 사시가 발생해서 초기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거나, 재발한 경우이다. 성인에서 발생한 사시는 4, 6 뇌신경의 마비로 인한 마비성 사시이거나, 제한성 사시이다13).
안구운동 이상은 부상의 위험을 높여 환자의 재활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삶의 질이 저하된다. 사시가 발생하면, 시력 저하, 시야의 감소, 복시, 두통, 무기력증 등이 동반되어, 사시를 가진 성인은 자존감이 낮고, 사회관계에 문제가 있고, 사회적 불안이 있다고 보고되었다14). 따라서 사시는 삶의 질에 기여하는 바가 높아 치료의 중요성이 높은 질환이다.
사시에 대한 서양의학의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보튤리늄 독소주사가 있는데, 그 효과는 세 달 정도 지속된다. 보조적 치료법으로는 복시 증상의 개선을 위해 프리즘이나 가림치료를 사용하며 두위 자세교정, 사시 교정을 위한 안구 운동도 사용한다. 안구운동은 원거리에서 복시 및 안구피로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뚜렷한 효과가 없으면, 외안근 절제 수술과 같은 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15).
한의학에서 사시는 ≪諸病源候論≫에 처음 언급되었으며 이후 목편시풍인(目偏視風引), 풍인괘사(風引喎斜), 편시(偏視) 등으로 불린다. 사시는 복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시일위이(視一爲二), 신주장반(神珠將反), 동신반배(瞳神反背), 쌍목통정(雙目通睛) 등에 속해있는 경우도 있다. 비마비성 사시의 원인으로 기혈부족, 주리불고, 풍사승허 습입, 근맥이완 등의 원인이 많고, 비기허약, 비위실조, 진액불포, 취습생담, 풍담조락, 간풍내동 등이 있다. 치법으로는 원인에 따라서 풍사로 인한 경우 식풍안신(熄風安神), 거풍산사(祛風散邪), 평간식풍(平肝熄風)하며, 이외 원인에 따라 익기양혈(益氣養血), 보비익기(補裨益氣) 등으로 치료한다4).
두침요법은 한의학의 침치료를 서양의학의 대뇌피질구의 기능과 연관시켜 두피에 해당하는 부위에 자침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1969년 중국 산서성의 초순발(焦順發)이 대뇌표면에 많은 구회(gyrus)를 근거로 하여 두피에 자침한 결과 뇌혈관계통 질병에 일정한 치료 효과가 있음을 발견한 것이 두침요법의 시작이다. 두침요법은 뇌에서 기원하는 사지탄탄, 마목, 실어, 실명, 감각이상이나 내장기동통, 피부병, 비뇨생식기계 질병에 효과가 있으며, 일부 중추 신경계의 질병 치료에 유효한 것이 입증되었다1). 국내의 두침치료 증례는 김 등7)이 뇌졸중 후 중추성 통증 환자에게 표준두침치료를 시행하여 호전 경과가 있음을 보고하였고, 현 등8)이 외측 연수경색으로 인해 가쪽쏠림 보행을 하는 환자에게 두침치료를 시행하여 보행의 호전 경과를 보고하였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한 사시 환자에게 두침치료를 시행하여 호전 경과를 보인 증례는 국내에서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본 증례에서 사용한 두침요법은 초씨두침법으로 침구이론과 대뇌피질정위 이론에 근거하여 두부를 두피상의 표준선을 응용하여 경험적으로 14개의 두피 자극구를 정위한 침법이다. 치료 시 사용한 두침혈위는 초씨두침법에 근거하였으며, 이명, 현훈 및 메니에르 증후군에 사용하는 훈청구, 시력장애 및 안질환에 사용하는 시구, 뇌질환으로 인한 평형장애 및 현훈, 후두통에 사용하는 평형구를 사용하였다1).
본 증례는 뇌졸중이 발생한 뒤 사시가 나타난 환자로 초기에는 비기허약으로 변증하여, 위기가 하함하여 중허불소하고 청양이 불승하여 나동무력, 곤권자한하는 데 쓰이는 가미보익탕10), 후기에는 간신휴허로 변증하여 풍사가 뇌에 들어가 하나가 둘로 보이고 내장이 되려는 것을 치료하는 보간산11)을 사용하였고, 초씨두침, 체침 및 간접구를 사용하여 치료한 사례이다. 먼저 두침치료는 훈청구, 시구, 평형구에 1분간 염전 후 10분간 유침을 2회 반복하는 방식으로 매일 1회 치료하였다. 체침은 수궐음심포경에 속해 간과 통하여 평간식풍정경의 효능이 있어 중풍실지 등을 치료하는 내관(PC6), 두면오관의 병증을 치료하는 외관(TE5), 족궐음간경의 원혈로서 평간식풍, 정경안신, 식풍지경의 효능이 있는 태충(LR3), 중풍칠처혈로 중풍을 치료하며 허손을 보하는 족삼리(ST36), 모든 두면오관의 병증의 요혈이며 식풍정경의 효능으로 모든 중풍에 사용하는 백회(GV20) 등을 사용하였다16). 치료 결과, NRS는 10에서 1.5까지 호전되었고, Scott and Kraft Score은 −4에서 0까지, 복시에 대한 증상 호소는 Severe+++에서 mild+으로 호전되었다(Fig. 2, 4, Table 1).
Shin 등2)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후천성 사시는 혈관성 원인이 48% 정도로 가장 많았고, 회복률을 조사한 결과 혈관성으로 사시가 발생한 환자의 71%가 완전 회복되었다. 사시는 완전 회복의 기간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되며, 사시와 동반하는 복시, 현훈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 이번 증례의 환자는 27일의 입원 치료로 충분한 회복을 보였으며 사시 발생 후 49일만에 개선되었으므로 유의미한 결과로 판단되어 보고하는 바이다.
이번 연구는 우측 외사시 환자에게 두침 치료 및 한의복합치료를 시행하였고, 환자의 주관적 불편감 및 객관적 임상 지표를 통한 호전 경과를 확인하였다. 따라서 사시 및 복시에 대해 두침 치료 및 한의복합치료가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사료한다. 단, 한의복합치료가 시행되어 두침 자체만의 객관적인 효과는 확인하기 어려우며, 단일 증례이므로 다양한 표본을 대상으로 여러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포함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외사시 환자에게 두침치료를 27일 간 시행한 결과 외전 장애 정도가 −4점에서 0점으로 호전되었으며, 현훈에 대한 NRS는 10점에서 1.5점으로 감소하였으므로 두침치료가 사시 환자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None.
None.
The authors can provide upon reasonable request.
저자들은 아무런 이해 상충이 없음을 밝힌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