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은 침술 치료 시 실제 침을 자입하는 해부학적 대상으로1), 정확한 경혈의 위치를 짚어내는 취혈(取穴)은 치료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2)을 하는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이다. 경혈의 위치는 2008년 국제 보건기구 서태평양 사무국(World Health Organization Western Pacific Region, WHO WPRO)에서 361개 경혈의 위치와 체표에서의 경혈 위치를 통일하기 전까지 한중일 세 나라에서 각기 다른 기준을 사용하였으며, 일부 경혈에서는 동일한 경혈 명칭에 대해서 다른 해부학적 부위를 지칭하기도 하였다3). 이러한 문제는 WHO 표준 경혈이 제정되면서 일부 해소되었다. 그러나 WHO 표준 경혈 위치에서 경혈 주변의 해부학적 조직과 자침 시 주의해야 할 구조물 등은 언급하고 있으나, 실제 자침 시 자극해야 하는 대상 조직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4).
침 시술은 그동안 한의사의 해부학 지식에 기반하여 손끝 감각으로 해부학 조직을 상상하여 그 위치를 확정하고 자침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경혈에 자침을 한다고 해도 자침의 각도나 깊이, 자침 시 자세에 따라 침 끝이 도달하는 조직이 현저히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침 시 사람마다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물의 차이 때문에 고위험 부위를 자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자극하고자 했던 해부학적 구조물이 해당 부위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중국 푸젠 중의약대학교의 Zhou 등5)은 해부용 시신을 이용하여 도침 시술의 안전성을 전통적인 시술법과 초음파 유도하 시술 시를 비교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초음파 유도하에 횡수근 인대에 자침 시 혈관, 신경, 인대 손상이 0%였으며, 맹검 시술군과 비교했을 때 주변 조직 손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고 언급했다. 추홍민 등6)은 초음파를 활용하여 견정(GB21)의 안전 자침 깊이가 호흡 여부, 자세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하고 안전 자침 깊이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였고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침 시술을 위한 초음파 유도하 침 시술 가이드북”을 출간7)함으로써 고위험 부위에 위치한 경혈의 해부학적 구조물 인식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2022년 초음파의 한의사 활용에 대한 대법원 합헌 판결 이후 영상 장비 활용 증가에 따라 한의사들이 인체 내부의 구조물을 관찰하면서 자침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최근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경혈의 해부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MRI를 활용한 양현정 등의 연구에서는 황문(BL51), 지실(BL52), 풍부(GV16)의 안전 자침 깊이8,9)를 확인하였고 박수정 등의 연구에서는 MRI를 활용하여 아문(GV15)의 안전 깊이10)를 확인하였다. 박해인 등은 CT를 사용하여 천추(ST25)의 자침 깊이11)에 대해 다루었고, 가장 최근에 발표된 추홍민 등의 연구에서는 중완(CV12)의 해부학적 구조와 안전 자침 깊이를 초음파를 통해 관찰12)하여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상기 연구들은 대체로 자침 시 타겟 부위의 안전한 자침을 위한 연구로 실제 침 시술 시 자극 대상이 되는 해부학적 구조물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재까지 이루어진 중국 연구 중 영상 장비를 활용하여 침 시술 시 자극 대상이되는 경혈의 해부학적 구조물을 직접 살펴본 연구 결과를 리뷰하고 최신 동향을 파악하여, 추후 국내에서 영상기기를 사용한 해부구조 중심의 경혈 연구를 수행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중국의 데이터베이스 China National Knowledge Infrastructure (CNKI; www.cnki.net), WANFANG (万方数据; www.wanfangdata.com), WEIPU (维普; www.cqvip.com) 3곳을 통해 중국 학술지에 발표된 영상장비를 활용한 경혈의 해부 구조 연구 자료를 검색하였다. 2024년 1월 29일을 최종 검색 기준일로 하여 기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검색식은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검색에서 “解剖”, “穴位”, “结构”를 조합해(Title, Keyword and Abstract=解剖) AND (Title, Keyword and Abstract=穴位) AND (Title, Keyword and Abstract=结构)로 입력하여 광범위하게 검색된 자료를 모두 수집하였다.
서지 관리 프로그램 EndNote 21 및 Microsoft Excel 2016을 사용하여 검색으로 얻어진 결과에서 중복을 제외하고, 제목과 초록을 통해 영상 장비를 활용한 경혈의 해부구조 연구 논문을 1차 선별 후 본문을 확인하여 최종 선정하였다. 해부학적 구조와 관련 없는 연구, 영상 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연구, 단일 경혈 안전성 연구, 단일 임상 치료 효과 연구, 동물 실험 연구, review 연구 논문 및 디지털 3D 구조 연구는 제외하였다. 선별 과정에서 두 명의 저자가 독립적으로 결과를 비교 후 합의하였으며, 만약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제3의 연구자와의 2차 합의를 통하여 최종 연구 대상 논문을 선정하였다. 선정된 논문은 연구 대상의 특성 및 사용된 영상 기기의 종류, 연구 대상 경혈의 종류 및 위치, 연구 목적, 연구 방법 등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중국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 문헌 조사를 시행한 결과 CNKI 336편, WANFANG 315편, WEIPU 178편이 확인되어 최초 검색 단계에서 총 829편의 문헌이 검색되었다. 서지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중복논문 혹은 동일 주제의 학회 초록집 392편을 제외하고 제목과 초록을 통해 주제와 무관하거나 단일 임상, 동물 실험, 리뷰 문헌 346편을 제외하였다. 91편의 문헌 전문을 검토하여 연구 목적이 교육 혹은 인체 경혈 3D 데이터 구축인 경우, 결과에서 단순히 경혈의 깊이와 안전성만을 다루는 경우 76편을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15편의 논문을 선정하였다(Fig. 1).
1996년과 1997년에 각 1편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2002년에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가 1편 확인되었다. 이후 2015년까지 10년 이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으며, 2015년 논문 발표를 시작으로 2017년, 2019년에 각각 1편씩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2021년 1편, 2022년 2편, 2023년 4편, 그리고 2024년 1월까지 2편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이를 통해 관련 연구가 2020년대 이후 증가하는 추세임을 확인하였다(Fig. 2).
연구에 사용된 의료영상 기기로는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을 활용한 연구가 4건, computed tomography (CT)를 사용한 연구가 3건이었으며, ultrasonography (US)를 사용한 연구는 8건으로 전체 연구 중 53.3%를 US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3).
총 15건의 연구 중에서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8건이었고, 건강인 지원자와 해부용 시신(cadaver)를 동시에 관찰한 연구는 6건, 질환 유병자를 대상으로 한 건은 1건이었다(Fig. 4). 자침 후 침이 자극하고 있는 해부학적 부위에 대해 영상 장비를 활용한 사례는 11건이었고, 자침 없이 경혈 부위에 대한 연구만 수행한 사례는 4건이었다. 이 중 4건의 연구에서는 문헌 조사와 체표 안압, 자침 후 득기 부위 관찰, 해부용 시신의 해부, 자침 후 영상 관찰, 영상 관찰을 통한 득기 시 자극 부위 관찰 등 포괄적인 연구 방식을 사용했다(Table 1).
15건의 연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된 경혈은 신수(BL23), 어제(LU10), 족삼리(ST36)로 각 혈자리별로 2건씩 발표되었고 비수(BL20), 위수(BL21), 삼초수(BL22), 기해수(BL24), 위창(BL50), 황문(BL51), 지실(BL52), 중완(CV12), 신문(HT7), 이간(LI2), 삼간(LI3), 합곡(LI4), 온류(LI7), 수삼리(LI10), 중부(LU1), 운문(LU2), 천부(LU3), 협백(LU4), 척택(LU5), 공최(LU6), 열결(LU7), 경거(LU8), 태연(LU9), 소상(LU11), 양구(ST34), 상거허(ST37), 조구(ST38), 하거허(ST39), 풍륭(ST40)을 관찰한 연구 결과가 각 1건씩이었다. 단일 경혈을 연구한 논문은 12편이었고, 다수의 경혈을 동시 관찰한 연구는 3건이었다. 본문에서 경혈의 위치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논문은 11편이었으며, 해당 혈위가 WHO 표준 경혈 위치와 일치하는 논문은 10편이었다. 이중 WHO 표준 경혈 위치를 참고 문헌으로 삼은 논문은 1편이었으며, 국가표준 경혈명칭 및 정위(GB/T12346-2021)13)를 참고 문헌으로 삼은 논문이 1편, 그 외 단행본을 참고 문헌으로 삼은 논문은 3편이었고 나머지 11편은 본문에서 연구 대상이 되는 혈위의 선정 방법에 대한 참고 문헌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11편 중에서 이간(LI2)14), 삼간(LI3)15), 어제(LU10)16), 합곡(LI4)17)을 각각 다룬 4편의 논문에서는 혈위에 대해 문헌 연구를 실시했다(Table 2).
본 연구에서 혈위, 해부, 구조를 키워드로 검색하여 확인한 결과, 중국에서 영상 기기를 활용하여 혈위의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한 연구가 1996년부터 현재까지 15편이 발표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2023년부터 2024년 초까지 6편의 논문이 게재되어 중국에서의 혈위 구조에 대한 영상기기 연구가 최근에 더욱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논문 게재 수 증가는 해당 분야에서의 연구자들 간의 지속적인 지식 교류와 연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시사한다.
선정된 15개 연구 결과 중 CT, 초음파를 활용한 연구들은 자침 후 경혈 부위를 관찰하여 침 끝이 위치한 곳에 존재하는 해부학 구조물을 관찰하고 MRI를 활용한 연구에서는 층별 단면 촬영을 통하여 경혈 주위의 해부학적 구조물을 관찰하였다. 특히 초음파를 활용한 연구는 전체에서 5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초음파를 활용한 연구가 증가 추세를 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MRI를 활용한 연구 4편은 모두 건강인을 대상으로 진행하였으며, 흉복부 MRI 촬영을 통해 몸통 부위(요배부)에 위치한 경혈을 위주로 관찰하였다. 이는 신체의 단층 촬영을 통해 내부 연조직과 골격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MRI의 특성에 기반한 연구 방식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MRI의 특성상 자성을 이용한 촬영 방식으로 인해 자침 시술 없이 프로그램의 길이 측정 기능을 활용하여 해당 경혈의 안전 깊이와 국부 해부학 구조물을 층별로 관찰하였다. 단, 침을 사용할 수 없어 자침 시 실제 침 끝이 위치한 부분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실제 자침 자극 구조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다(Table 3).
CT를 활용한 연구 중 2건은 1990년대에 진행된 연구로 모두 해부용 시신을 관찰 대상으로 살폈으며, 자침 후 CT 촬영을 통해 단층 촬영을 하였고 국부 해부를 통하여 해당 부위의 구조물을 직접 육안 관찰하였다. 2002년에 Chuai가 진행한 CT 연구18)는 위완통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중완(CV12)에 장침을 자침한 후 CT 촬영을 통하여 해당 침이 관통하는 해부학적 구조물을 관찰하였다. CT는 X선을 사용하여 연속적으로 신체의 단면을 촬영함으로써 3D 영상을 재구성할 수 있고 MRI와 달리 자침하여 실제 목표물을 침과 함께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존재하고 장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조영제 주사가 필요하는 등 촬영 방식이 복잡하고 실시간 관찰이 어렵기 때문에 자침 시 환자의 득기 여부에 따른 실시간 관찰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Table 3).
초음파를 활용한 8건의 연구는 모두 건강한 성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자침하여 대상자의 득기 여부를 확인하면서 실시간으로 해부학 구조물을 관찰한다는 특징이 존재했다. Lin 등의 2023년 연구20)와 Yang 등의 2015년 연구26)에서는 자침하여 득기 시 초음파로 해부학적 구조를 살피면서 대상자의 self-report를 통해 득기감의 강도와 종류를 평가하도록 하면서 침 끝의 위치에 따른 득기감의 변화를 직접 살펴보았다. 특히 Lin 등의 연구는 해부학 층별로 나타나는 득기감의 종류와 강도를 면밀히 분석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는 초음파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침하며 동시에 대상자와 소통하고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득기 시 침 끝 위치의 해부학적 구조물과 침 치료 시 자극 부위를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또한 CT에 비해 방사선 노출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Table 3).
2023년부터 최근 2024년까지 4편의 연구가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여 경혈의 해부학적 구조를 연구하였다. 이들 연구는 1. 문헌 조사를 통해 대상 경혈의 위치를 확인하고 2. 체표 안압을 통해 경혈감이 나타나는 위치를 표시한 후, 3. 해당 위치에 자침하여 득기감이 나타나는 순간에 침 끝이 위치한 부위와 깊이를 초음파로 확인하며, 그 외에 4. 해부용 시신의 해부를 통해 해당 위치의 구조물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였다. 해당 연구들은 Wang32)이 2023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사전에 언급된 바 있다. Wang은 초음파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합곡(LI4)이 1st Dorsal interosseous muscle의 “기문(肌門)”에 위치해 있음을 확인하였다. 기문은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과 근육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함께 근육으로 진입하는 부위로 혈관과 신경이 근육으로 들어가는 통로라고 정의했으며,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경혈로는 신문(HT7), 척택(LU5), 곡택(PC3), 곡지(LI11), 어제(LU10) 등이 있다. 또한 삼간혈은 the 2nd metacarpophalangeal joint 장측의 “골문(骨門)”에 위치해 있음을 밝혔다. 골문은 혈관과 신경이 뼈로 진입하는 위치로 혈관과 신경이 뼈로 들어가는 통로라고 정의했고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경혈로는 이간, 전곡, 후계, 영도 등이 있다. 해당 연구들을 통해 그는 경혈을 기혈과 골혈 2종으로 구분하였으며, 같은 분류에 속하는 경혈끼리는 체표 안압 혹은 자침 시 득기감에 유사성을 가진다고 하였다. 저자는 오수혈을 포함한 70여 개 경혈에 대해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체의 모든 경혈이 기문과 골문 2종 구조로만 분류될지는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발표된 영상기기를 사용한 경혈의 해부학적 연구들은 1990년대에 해부용 시신의 CT를 단층 촬영하여 재구조화함으로써 대상 경혈의 해부학적 구조물을 확인하는 연구로 시작하여, 2000년대에는 환자를 대상으로 침술 치료의 효과를 관찰하면서 동시에 자극 깊이를 확인하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2010년대에는 기기가 초음파와 MRI로 다양화되고 건강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다, 2020년대부터는 문헌조사, 건강인 실시간 득기 위치 확인, 해부용 시신의 해부 등 다양한 연구 방식을 융합하여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초음파가 연구에 활용되면서 단순히 문헌 상에 기술된 혈위의 위치를 확정하고 해당 부위에 존재하는 해부학적 구조물을 확인하는 연구에서 실제 자침 시 대상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자극 대상과 자극 여부를 동시에 관찰하는 연구로 연구 방법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대상 경혈의 위치에 대해 Chen 등21)은 중국 국가표준 <경혈 명칭 및 정위(GB/T12346-2021)>를 기준으로 서술하였고, Wu 등25)은 <WHO/WPRO 표준 경혈 위치>를 기준으로 삼았으며, Huang19), Lin20), Yang26) 등은 저서를 참고문헌으로 표기하는 등 참고 기준이 다양하였다. 중국에서는 1990년 경혈 위치의 표준을 국가에서 공식으로 발표한 이래로 2006년에 내용을 개정하여 WHO의 표준 제정에 이를 반영하였다. 이후 임상 실습 및 침술 교육의 연구를 통해 일부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경외기혈이 국가표준에 수록되지 않은 점이 제기되어 경외기혈 및 신체부위 묘사를 WHO 표준과 일치시키는 등 2021년 재개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재개정에는 WHO와 일치하지 않고 독자적인 수정도 이루어졌는데, 예를 들어 풍시(GB31)의 위치를 WHO에서는 ‘넓적다리 가쪽면, 양팔을 넓적다리에 나란히 늘어뜨리고 똑바로 섰을 때, 가운데 손가락 끝이 닿는 엉덩정강근 막띠 뒤쪽의 오목한 곳’으로 정하였으나 중국국가표준에서는 실제 측정 연구를 통해 ‘넓적다리 가쪽면, 오금주름 위 9촌, 엉덩정강근 막띠 뒤 가장자리’로 수정하였다. 이와 같이 경혈의 명칭과 위치는 오랜 시간 동안 논의와 수정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영상기기의 발전으로 경혈의 인체 표면부터 심층 해부학적 구조까지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경혈의 실제 자극 대상 연구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경혈 위치를 단순한 체표 표지에서 신체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를 포함하는 삼차원 지도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현재 존재하는 WHO 표준 경혈 위치는 더 명확하고 정밀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러한 동향을 고려할 때 시술자의 손끝 감각과 피시술자의 감각에만 의존한 전통적인 취혈법을 통한 자침을 사용한 연구와 더불어 의료 영상 기기를 활용하여 자침 시 실제 자극하는 해부학적 조직을 관찰한 해부학과 경혈학이 결합된 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새로운 삼차원 표준 경혈 위치가 제정된다면 이를 통해 더 정확하고 효과적이며, 안전한 침 시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발표된 영상 기기를 활용한 경혈의 해부학적 구조물 관찰 연구 동향을 조사 및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연구는 건강인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중국의 연구 특성상 해부용 시신을 활용한 연구가 한국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의료 영상 기기는 MRI, CT, 초음파 기기가 활용되었으며 2015년 이후로 초음파를 활용한 연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이 확인되었다. 또한 경혈의 단순 해부학적 구조물 관찰에 그치지 않고 자침 시 득기감을 유발하는 해부학적 구조물을 탐색하고자 하는 연구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향후 이러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침 치료 효과와 연계된 의료 영상 연구가 발전된다면 기존의 표면 해부학 중심의 표준 경혈 위치에서 새로운 삼차원 해부구조 중심의 표준 경혈 위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영상기기의 적절한 활용이 침 시술 시 실제로 자극되는 해부학적 조직의 특성을 규명하는 다양한 연구로 이어져 침 치료의 안전성과 효능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None.
본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AI 한의사 개발을 위한 임상 빅 데이터 수집 및 서비스 플랫폼 구축(KSN1922110)’ 및 한국연구재단 ‘난치성 통증 치료를 위한 마이크로니들 기반의 무선 전자약 및 원격의료 핵심기술 개발(NSN2213080)’ 사업지원으로 수행되었다.
The authors can provide upon reasonable request.
저자들은 아무런 이해 상충이 없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