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통(pressure pain)은 촉진 또는 압력에 의해 느껴지는 통증이나 불편감으로 정의되며, 압통을 유발하는 최소의 압력은 압력 통증 역치(pressure pain threshold)라고 표현된다1). 압통계(algometer)는 압력 통증 역치를 측정함으로써 압통에 대한 정량화된 값을 제공하며, 압력 통증에 대한 민감도(sensitivity)가 증가한 섬유근육통, 요통, 기능성 위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압통계의 신뢰도(reliability)와 타당도(validity)는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2-5).
복진은 한의사가 환자 복부의 긴장도, 복부의 색, 압통, 복피의 두께, 복명음 등 복부에서 나타나는 징후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장부의 이상 변화 및 전신 상태를 파악하고 정확한 치료를 위한 근거를 찾아내는 진단 방법이다6,7). 복진은 한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을 근거로 이루어지는데, 한의계에서는 압통계를 활용하여 복진의 결과를 좀 더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설사형 과민성 장 증후군,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 등 복부 질환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압통계로 측정한 복부 압력 통증 역치 값이 비 복부 부위의 압력 통증 역치 값보다 낮았고, 환자들의 증상변화와 압력 통증 역치 값의 변화가 유의하여 압통계가 기능성 복부 질환의 진단을 객관적으로 보조하거나 치료 전후의 효능 평가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8-10).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거궐(巨厥, CV14)혈의 압력 통증 역치 최적 절단값은 심하비경(心下痞硬)의 진단에 90.9%의 신뢰성과, 민감도는 0.704, 특이도는 0.884의 결과로 객관적인 지표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11), 설사형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중완(中脘, CV12), 상완(上脘, CV13), 좌우 천추(天樞, ST25), 좌우 귀래(歸來, ST29)혈의 압력 통증 역치 값은 치료 전후의 복통 시각 통증 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줌으로써 복통 증상의 치료 효능 평가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12).
한편, 이 압통계를 실제 한의사의 진단에 활용하고자 복진법과 유사하게 개량한 복진용 압통 장치(modified digital algometer)로 개발하였다. 개량된 복진용 압통 장치는 기존 압통계의 좁은 접촉 면적을 한의사의 복진 측정 시 손가락의 식지, 중지, 무명지의 실제 접촉 면적과 유사하게 변경하고, 압통계를 눌렀을 때 복부가 들어간 깊이를 잴 수 있는 하우스를 부착하여 압입된 깊이를 측정할 수 있게 고안되었다. 이 복진용 압통 장치에 대하여 2명의 측정자가 각각 1분 간격을 두고 연속적으로 2회 측정한 압입 깊이와 압력 통증 역치 값을 비교하여 측정자간(inter-rater) 및 측정자내(intra-rater) 신뢰도(reliability)를 평가하였고, 한의사의 복진으로 평가한 복부 유무력, 긴장도, 압통과 복진용 압통 장치가 측정한 압입 깊이와 압력 통증 역치에 대한 민감도, 특이도(specificity), 수신자 조작특성 곡선(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s curve, ROC curve)을 통해 산출한 최적 절단값(optimal cut-off value)으로 타당도를 평가하였는데 높은 정확성, 신뢰도, 타당도를 보였다고 하였다13).
본 연구에서는 개량된 복진용 압통 장치를 활용하여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소화가 안 되어 불편하다 같은 주관적인 증상의 유무와 소화기 증상과 관련된 연구에 주로 활용된 관원(關元, CV4), 중완(中脘, CV12), 거궐(巨闕, CV14) 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 값과 압입 깊이 값을 정량적으로 비교 분석함으로써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는 대상자의 복부를 진단하는데 있어서 정량적인 복진용 압통 장치의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소화불량 증상과 관련된 질환을 대상으로 한 복진용 압통 장치에 관한 선행 연구들은 주로 30명 내외의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어 복진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대상자를 세분화한 연구와 대규모 임상 연구의 필요성이 제안된 바 있다14). 본 연구에서는 비교적 대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통증에 대한 역치가 다른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는 성별 요인으로 구분하여15), 주관적 소화 상태 차이로만 복부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로 유의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지 아니면 소화 불편감에 따른 차이에 따라 유의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에 소화 상태와 소화 불편으로 구분하여 문진한 결과와 복진용 압통 장치의 측정 결과를 남녀별로 비교함으로써 어떤 문항으로 문진하는 것이 복진용 압통 장치의 활용에 더 유의한 지를 살펴보았고, 복부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 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령,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를 고려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가천대학교 부속길한방병원,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동신대학교 나주한방병원, 부산대학교 양산한방병원에서 2021년 5월 31일부터 12월 29일까지 모집된 복진용 압통 장치를 활용한 한의학적 검진 결과의 특성을 분석한 단면 연구이다. 본 연구는 각 실시기관 내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수행되었다(승인번호: 가천대학교 부속길한방병원, GIRB-21-107;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DJDSKH-21-BM-07;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DUIOH-2021-04-004; 동신대학교 나주한방병원, NJ-IRB-008; 부산대학교 양산한방병원, PNUKHIRB- 017).
1) 선정기준: 본 연구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중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고 본 연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완전히 이해한 후 서면동의를 통해 연구 참여에 동의한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 목적에 따라 분석 대상으로 복진용 압통 장치 측정에서 가압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가 측정된 대상자의 데이터만을 포함하였다.
2) 제외기준: 거동이 불편하거나 기기 측정이 불가능한 자, 의료기관에서 심혈관계 질환(심근경색, 울혈성심부전, 협심증, 부정맥 등), 뇌혈관질환(뇌졸중, 중풍 등), 악성 신생물(암), 정신질환(우울증, 불안장애 등), 관절염(류마티스), 갑상선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받은 자는 제외하였다. 단, 생활습관병(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유병자는 연구 대상자로 포함하였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 있거나, 월경 중인 여성은 대상자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소화계 질병으로 약물을 복용한 대상자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3) 준수사항: 대상자는 측정하기 3일 내에는 과도한 식이조절, 음주를 제한하고 측정 4시간 전에는 물을 포함한 음식 섭취를 금한다.
4) 과거력 및 복용 약물 조사: 대상자를 대상으로 최근 3년 이내 발생한 병력의 진단명, 지속 여부, 최초진단일을 조사하였고 최근 1개월간 복용하였던 약물명과 질환명(증상), 투여 경로, 투여 기간, 지속 여부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최근 6개월 내의 소화에 대한 설문은 다음 질문을 통해 측정되었다. 먼저, 소화상태에 대한 설문으로 “당신은 소화가 잘 되십니까” 응답은 이항형 명목 척도로 수집되었다(1. 예, 2. 아니오). 이어서 위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응답자에게는 소화불편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소화가 안 되어 불편하십니까?” 응답은 이항형 명목 척도로 수집되었다(1. 예, 2. 아니오). 설문지는 대상자가 자기 기입방식으로 작성하도록 이루어졌다. 응답의 분석은 첫째, “소화가 잘 된다”와 “소화가 안 된다”의 소화 상태와 둘째, “소화가 잘 되거나 소화가 안 되지만 불편하지 않다”와 “소화가 안 되어 불편하다”의 소화 불편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대상자들의 신장 및 체중, 체질량지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자동 신장 체중계(BSM370, InBody Co., Ltd., Seoul, Korea)를 사용하였다. 대상자는 자동 신장 체중계 위에 올라서서 정자세로 10초가량 대기한다. 자동 신장 체중계를 통해 신장과 몸무게를 측정하고 체질량지수를 계산하였다.
압통 측정기인 전자식 압통계(digital algometer, FDIX 50, Wagner, USA)를 개량한 복진용 압통 장치를 사용하였다13). 전자식 압통계의 피부접촉 부위 형태를 한의사의 복진시 손가락의 형태와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하였다. 피부접촉 부위의 크기는 손가락의 식지, 중지, 무명지의 접촉면 크기로 추정하여 가로 40 mm, 세로 10 mm, 높이 7 mm의 크기에 모서리는 라운드 형태로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고 그 바닥에 3 mm 두께의 고무 소재를 부착하여 직접적으로 피부에 접촉하게 하였다. 압입 깊이를 측정하기 위하여 전자식 압통계의 상단에 레이저센서(OWRB4040 AAS1, Welotec, Germany)를 부착한 외부 하우징을 만들어 복부 가압 시 움직인 전자식 압통계의 수직 이동거리를 측정하게 하였다. 대상자는 충분히 전신을 이완한 상태에서 양측 무릎을 편 채로 앙와위로 누우며 측정하기 전에 5분간 휴식하였다. 측정하는 한의사가 대상자의 우측에 위치하여 대상자의 상복부 앞정중선 위, 배꼽 중심에서 위쪽으로 6촌에 위치한 거궐(巨闕, CV14), 상복부 앞정중선 위, 배꼽 중심에서 위쪽으로 4촌에 위치한 중완(中脘, CV12), 하복부 앞정중선 위, 배꼽 중심에서 아래쪽으로 3촌에 위치한 관원(關元, CV4)혈을 각각 순서대로 취해서 복진용 압통 장치를 혈자리의 복부 표면에 수직으로 접촉시키고, 일정한 속도로 압력이 증가하도록(kg/cm2/s) 가압하였다. 가압 중에 대상자가 통증을 느끼는 시점에서 곧장 버저를 누르도록 지시하였으며, 버저가 눌리는 순간 압력 통증 역치(kgf/cm2/s)와 압입 깊이(mm) 값은 측정 프로그램을 통해 측정되어 자동으로 기록되며 측정자는 버저음을 듣는 순간 바로 가압을 중단하였다(Fig. 1). 본 연구에서는 소화 불량이나 복부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또는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의 복부의 압력 통증 역치의 정량화 연구들에서 활용되었던 상복부, 중복부, 하복부를 대표하는 경혈인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혈을 대상으로 측정하였다14).
본 연구에서는 IBM SPSS 20.0 통계 패키지 프로그램이 이용하여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였고 모든 통계적 검정은 양측검정으로 유의수준은 0.05로 하였다. 첫째,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연령, 체질량지수에 따라 대상자의 빈도수와 백분율을 제시하고 카이제곱 검정(chi-squared test)을 이용하여 변수별로 남녀 차이를 검정하였다. 둘째, 남녀별로 소화 상태와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평균과 표준편차를 제시하고 독립 이표본 검정(independent two-sample
복진용 압통 장치 측정에서 가압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가 측정된 대상자는 1,384명이었다. 모집된 1,384명을 대상으로 과거력 및 복용 약물 조사를 통해 소화 불량, 위염 등으로 소화계통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7명, 신장 및 체중 측정을 미측정한 15명이 통계분석에서 제외되어 총 1,362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총 1,362명의 대상자 중 여성은 1,015명(74.5%)이었고 남성은 347명(21.5%)이었다. 대상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여성은 40대가 241명(23.7%)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남성은 20대가 101명(29.1%)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체질량지수는 정상(BMI 18.5∼21.9)이 여성은 713명(70.2%), 남성은 175명(50.4%)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Table 1).
대상자를 “소화가 잘 된다”와 “소화가 안 된다”인 소화 상태에 따라 나누어 분석하였을 때 소화가 잘된다고 응답한 여성은 581명(57.2%), 남성은 262명(75.5%)이었다. “소화가 잘 되거나 소화가 안 되지만 불편하지 않다”와 “소화가 안 되어 불편하다”인 소화 불편으로 나누어 분석하였을 때는 소화가 불편하지 않다고 응답한 여성은 652명(64.2%), 남성은 275명(79.3%)이었다. 소화 상태와 소화 불편에 대한 대상자의 분포는 남성과 여성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2).
1) 소화 상태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 및 압입 깊이: 소화 상태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평균 역치 값이 작았으며, 남녀 모두 소화가 안 되는 경우가 소화가 잘 되는 경우보다 모든 경혈에서 평균 역치 값이 더 작게 나타났다. 남녀 모두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혈에서는 소화 상태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압입 깊이의 경우에도 남녀 모두 소화가 안 되는 경우가 소화가 잘 되는 경우보다 평균 깊이 값이 더 작게 나타났으며, 여성의 거궐(巨闕, CV14)혈에서만 소화 상태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3).
2)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 및 압입 깊이: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평균 역치 값이 작았으며, 남녀 모두 소화가 안 되어 불편한 경우가 소화가 잘 되거나 소화가 안 되지만 불편하지 않은 경우보다 모든 경혈에서 평균 역치 값이 더 작게 나타났다. 여성은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혈 모두에서 소화 불편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남성은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압입 깊이에서도 남녀 모두 소화가 안 되어 불편한 경우가 소화가 잘 되거나 소화가 안 되지만 불편하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깊이 값이 더 작게 나타났으며, 여성의 거궐(巨闕, CV14), 관원(關元, CV4)혈에서 소화 불편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4).
3)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한 후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특성: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는 여성의 경우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하기 전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혈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한 후에는 거궐(巨闕, CV14)과 중완(中脘, CV12)혈에서만 유의한 차이가 났다. 반면에 남성의 경우 보정 전에는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연령과 체질량지수를 보정하여도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혈위에 변화가 없었다. 압입 깊이에서 여성은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하기 전 거궐(巨闕, CV14)과 관원(關元, CV4)혈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보정한 후에는 거궐(巨闕, CV14)과 관원(關元, CV4)혈 뿐만 아니라 중완(中脘, CV12)혈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났다. 남성의 경우는 소화 불편에 따른 차이가 있었던 혈위는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하기 전후 모두 없었다(Table 5).
본 연구에서는 2021년 5월 31일부터 12월 29일까지 만 19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압통계를 활용하여 소화 상태와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의 특성을 찾아보았다. 아울러 연령과 체질량지수를 공변량으로 하여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를 분석하였다.
모든 경혈에서 성별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 값은 대상자의 소화 상태 및 소화 불편 정도와는 관계없이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값을 나타냈다. 이 결과는 압통과 같이 통증을 유발시키는 임상 연구들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 값이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것과 유사하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통증 촉진은 증가하고 통증 억제는 감소하는 것으로 설명되었다15,16). 이러한 성별에 따른 차이는 성호르몬, 유전적 요인 등 생리학적 요인 및 통증에 대처하는 방법, 성 역할 등 심리·사회적 요인에 따른 특성으로 주로 해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16,17).
여성은 압력 통증 역치 값은 소화 상태에 따라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소화 불편에 있어서는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혈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또한, 압입 깊이의 값에서 소화 상태에 따라 거궐(巨闕, CV14)혈에서만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소화 불편에 따라서는 거궐(巨闕, CV14)과 관원(關元, CV4)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소화 상태보다는 소화 불편의 문진이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소화 문진에서 대상자가 호소하는 주관적인 소화 불편감이 정량적인 압력 통증 역치 및 압입 깊이 값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의 경우에서는 소화 상태에 대한 문진보다 소화 불편감에 대한 문진이 한의사의 압통계를 활용한 복진에서 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압통계를 활용한 연구에서 체질량지수가 높은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압통에 더 민감하여 압력 통증 역치가 감소한다고 알려졌다18). 또한, 연령이 높아질수록 압력 통증 역치가 감소한다고 보고되었다19,20). 연령과 체질량지수는 압력 통증 역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한 후 소화 불편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 및 압입 깊이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소화 불편에 대한 거궐(巨闕, CV14)과 중완(中脘, CV12)혈의 압력 통증 역치 값의 차이는 남녀 모두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하여도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이 변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측정된 거궐(巨闕, CV14)혈은 심모(心募)라고 하며, 임맥에 속하고 심의 모혈(募穴)로서 배꼽 중심에서 위쪽으로 6촌에 위치하는데 청심안신(淸心安神), 관흉이기(寬胸理氣), 건비화위(健脾和胃)의 효능으로 경계, 심번, 흉통, 흉만, 구토, 복창 등을 치료한다. 중완(中脘, CV12)혈은 태창(太倉), 위완(胃脘), 위중(胃中)이라고 하며, 임맥에 속하고 위의 모혈(募穴)이며 팔회혈(八會穴)중 부회(腑會)로서 배꼽 중심에서 위쪽으로 4촌에 위치하는데 건비화위(健脾和胃), 건비양혈(健脾養血), 화담안신(化痰安神)의 효능으로 위통, 복부팽만, 구토, 소화불량, 번민 등을 치료한다21). 관원(關元, CV4)혈은 단전(丹田), 삼결교(三結交), 상기해(上氣海)라고 하며 임맥에 속하고 소장의 모혈(募穴)이며, 족삼음·임맥의 교회혈(交會穴)로 배꼽 중심에서 아래쪽으로 3촌에 위치하는데 배신고본(培腎固本), 건비리장(健脾理腸), 익기섭혈(益氣攝血), 청리하초습열(淸利下焦濕熱)의 효능으로 유정, 월경부조, 구토, 설사, 변혈, 소변불리 등을 치료한다21).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혈은 소화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혈위로, 소화 불편 여부에 따라 압통계의 압력 통증 역치가 연령과 체질량지수를 보정하기 전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어 향후 소화가 안 되어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람의 복부 진단에 연령과 체질량지수 관련 없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원(關元, CV4)혈에서 소화 불편 정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결과는 복부 불편감을 호소하는 설사형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에서 관원(關元, CV4)혈은 비복부에 비해 유의한 압력 통증 역치 값을 가지나 치료 전후의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의 비교에 있어서는 압력 통증 역치 값은 유의하지 않았다는 보고와 유사하였는데 이를 배꼽 주위의 경혈들은 압력 통증 역치 값의 변화폭이 적어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였다9,12).
압입 깊이에서는 여성의 경우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 전에는 거궐(巨闕, CV14), 관원(關元, CV4)혈에서 소화 불편에 따른 통계적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 후에는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혈 모두에서 소화 불편에 따른 압입 깊이 차이가 유의하였다. 반면, 남성의 경우 소화 불편에 따른 압입 깊이의 차이는 모든 혈위에서 연령과 체질량 지수로 보정 전후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압입 깊이는 복부 유무력을 알 수 있는 것으로 남성은 본 연구에 활용한 측정기기로 소화 불편에 대한 복부 유무력의 차이를 측정할 수 없고, 여성의 경우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연령과 체질량지수를 고려하여 측정 결과를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압입 깊이는 압통계를 복진용 압통 장치로 개량 후에 측정하기 시작되어 아직 연구가 부족한 편으로, 건강인을 대상으로 복진용 압통 장치로 측정한 중완(中脘, CV12)혈의 압입 깊이의 비교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한 보고가 있었고13),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와 건강인 그룹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양문(梁門)과 기해(氣海)혈의 복진용 압통 장치로 측정한 압입 깊이에서는 모두 유의하였다는 보고가 있었다22). 본 연구에서 연구 대상자의 성별에 따라 결과가 다르고, 선행연구에서는 측정한 경혈에 따라 결과들이 상반되는 것으로 보여 압입 깊이를 복진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건강인을 대상으로 소화불량 증상이 있을 때 복진용 압통 장치의 활용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연구를 수행하였으나 대상자들의 기억에 의존하여 병력을 조사하였기 때문에,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과민성 장 증후군 등과 같은 소화계 질병의 유병자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을 선택했지만 다른 복부 혈위를 측정함으로써 정량적인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연령과 체질량지수를 공변량으로 하여 보정하였지만, 대상자의 허리둘레나 수분 상태, 근육량 등도 압력 통증 역치나 압입 깊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으므로 향후 연구에서 같이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23).
본 연구는 국내의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소화 불편에 대한 주관적 문진과 복진용 압통 장치를 활용한 정량적인 데이터를 비교해 봄으로써 압통계의 측정 결과를 소화 불편의 진단 및 치료 경과 평가에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는 비교적 대규모 표본으로 한 연구이므로 일반화가 용이하여 보다 높은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향후 한의사의 복진법에 근접하면서 정량적인 측정을 위해서는 여전히 복진용 압통 장치를 개량할 여지가 있으며, 그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복진용 압통 장치를 활용하여 측정할 때는 표준화된 측정 방법이 합의되어야 한다24). 복직근 유·무력과 흉협고만과 같은 증상을 대상으로 복부 경혈의 압통을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연구와 같은 압통 장치의 활용도를 높이는 연구도 진행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대상자의 가압에 따른 복부 압통이 발생할 시 해부학적인 구조를 정밀하게 봄으로써 진단의 정확성을 좀 더 확보할 수 기기의 개발도 필요하다25). 게다가, 압통뿐만 아니라 복부의 3차원 기하 및 색상 측정, 온도 측정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기의 필요성 역시 상당히 높다26).
앞으로 본 연구 결과가 복진용 압통 장치를 활용한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는 복진용 압통 장치를 활용하여 소화 상태와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 및 연령과 체질량지수를 공변량으로 하여 소화 불편에 따른 복부 경혈에서의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를 분석하여 다음의 결과를 얻었다.
① 성별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와 압입 깊이는 대상자의 소화 상태 및 소화 불편 정도에 관계없이 모든 경혈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작은 값을 나타냈다.
② 소화 상태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는 남녀 모두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압입 깊이는 여성의 거궐(巨闕, CV14)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③ 소화 불편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는 여성의 경우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혈 모두에서, 남성의 경우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압입 깊이는 여성의 거궐(巨闕, CV14), 관원(關元, CV4)혈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④ 연령과 체질량지수로 보정한 후 소화 불편에 따른 압력 통증 역치는 남녀 모두 거궐(巨闕, CV14)과 중완(中脘, CV12)혈에서 여전히 유의한 차이가 났다. 압입 깊이는 여성의 거궐(巨闕, CV14), 중완(中脘, CV12), 관원(關元, CV4)혈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났다.
None.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the Korea Institute of Oriental Medicine (KSN1922110).
The authors can provide upon reasonable request.
저자들은 아무런 이해 상충이 없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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